세계속의 사파이어

해외여행/아시아

시라즈에 있는 이란의 시성 사디의 묘와 하페즈의 묘

사파이어* 2021. 2. 26. 15:16

시라즈에 머물면서 오늘은 이란 최고의 시성이라는 사디의 묘와 하페즈의 묘를 찾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시라즈에서 태어나 시라즈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사디 Saadi는 실천도덕의 시인이었고 하페츠 Hafez는 서정시인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묘는 모두 도심 북쪽에 위치해 있고 묘와 묘 사이의 거리는 약 1.5 km였습니다

 

시라즈가 이란 문화와 문학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것도 사디와 하페즈 때문이고

이들의 시는 중동지역은 물론 유럽의 여러나라 말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란 작곡가들은 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을 하였고 아프간 가수들은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종교와 통치기관에 대한 비판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대표적인 실천도덕의 시인 사디의 묘와 사디 Saadi

묘 옆에 있는 정원의 이름은 Delgosha Garden

 

 

 

사디의 묘는 1773년 흰색 돌과 타일로 사디의 무덤 위에 세워졌으나 (왼쪽 건물)

이란 모더니스트 건축가 모흐센 포루기 Mohsen Foroughi 의 설계로

기존 건물과 연결된 지상 3층 규모의 아름다운 밝은 청색 타일 건물이 1952년 완공되었다

 

 

 

정원에는 사이프러스와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고

출입구 앞 포치 부분은 건물 높이까지 시원하게 붉은 화강암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묘의 상부에는 파란색 돔이 있어 그곳으로 공기가 공급된다고 한다

 

 

 

사디에 대한 안내글

여기에 적혀 있는 사디의 태어난 해는 이란력으로 606년이다

그러나 자료에는 태어난 해와 사망한 해가 모두 달라 wikipedia의 내용을 참고하였다

 

 

 

이란사람들은 사디의 묘에도 관심이 많은지 가족 방문객이 많이 보였다

 

 

 

사디의 묘 앞에는 파란색 타일이 깔려 있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출입구에서부터 걸어 들어온 대리석길과 이어져 있다

 

 

 

밝은 청색 타일 모자이크로 치장되어 있는 사디 묘의 출입구

 

 

 

팔각형 건물의 중앙에 있는 사디의 석묘는 두꺼운 유리로 감싸여 있었다

바닥 면적은 257㎡ (약 78평)

 

 

사디 Saadi는 1210년 시라즈에서 태어나 1291년 또는 1292년에 시라즈에서 사망한

실천도덕의 시인이다

고향에서 기초학문을 이수한 사디는 바그다드의 니자미아 학원에서

이슬람의 전통적인 학문을 터득한 후에

신비주의의 길에 들어 약 30년 동안 이슬람권 각지를 편력하면서 여러사람을 만나

실천도덕의 길을 설파하고 말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교외에 암자를 짓고

은둔 생활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묘를 둘러싸고 있는 팔각면에는 사디의 싯귀를 대리석에 새기거나

타일로 만든 그림과 함께 짙은 청색 모자이크 타일에 아름답게 새겨놓았다

 

 

 

사디의 묘 앞에서 기념사진 한장

 

 

 

페르시아 문화권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하페즈의 묘와 하페즈 Hafez

하페즈의 묘는 시라즈의 북쪽에 있는 19,000㎡가 넘는 넓은 공원에 조성되어 있다

 

 

 

이 하페즈의 묘는 해가 진 후에 가면 운치도 있고 하페즈의 시를 암송하면서

설명도 해 주는 시간이 있다고 하여 오후 늦게 방문하였다

 

 

 

늦은 오후이기에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여 다소 의외였다

 

 

 

알고보니 이란사람들은 역사적인 영웅과 동일시 되는 하페즈를 찾아

친구들, 연인들 또는 가족들과 이곳에 와

하페즈를 경애하면서 그의 시를 읽고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묘지공원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공원 입구에서 들어와 56m 길이의 회랑까지의 부분은 현세를 의미하고

회랑을 넘어 묘가 있는 부분은 내세를 의미한다고 한다

 

 

 

하페즈 Hafez의 묘

하페즈의 묘는 프랑스 건축가이자 고고학자인 앙드레 고다르 André Godard가 설계하여

 1935년 완공된 기념 구조물이다

묘는 팔각 형태로 10m 높이의 기둥 8개가 받치고 있는 모자 모양의 지붕이 있으며

지붕 안쪽에는 화려한 이슬람 전통 문양이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기둥 8개가 받치고 있는 하페즈 묘의 화려한 천장

 

 

 

화려한 문양 밑으로

8개의 기둥 사이 사이에 새겨져 있는 글씨는 하페즈의 시이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하페즈의 묘

 

하페즈는 1315년 시라즈에서 태어나 1390년 시라즈에서 사망한

페르시아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이었고

이슬람권에서 비교적 예술적 표현에 관대했던 수피 (이슬람 신비주의자)였다

하페즈는 신앙을 사랑에 빗대어 표현하거나 가잘 (서정시)의 형식으로 사랑의 애틋함 등을

수려한 문체로 표현해 내어 무자파르 왕조와 타무르 제국 등의 궁전에 초청받았다

그러나 신앙과 사랑 외에도 평화와 서민에 대한 연민,

성직자의 위선에 대해서도 시를 썼다고 한다

 

 

 

하페즈의 시를 암송하고 설명해 주던

현지인 가이드는 관에 새겨져 있는 글들을 다음과 같이 해석해 주었다

 

' 오! 나의 신이여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 삶을 내던지고 함께 하겠습니다

오! 나의 신이시여 당신이 나를 받아 주신다면

그 어떤 것도 포기하고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

 

 

 

하페즈의 묘는 시민들의 순례지이고

그의 시집은 코란, 샤나메 (이란 영웅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란사람들의 가정에

필수적으로 소장되어 있는 책이다

 

 

 

하페즈의 묘 근처에 있는 다른 묘들

 

 

 

하페즈의 묘 정원에 있는 기념품 매장

 

 

 

문에 새겨져 있는 문양도 매우 특이하였다

 

 

 

기념품 매장의 물건들

 

 

 

하페즈의 묘 정원에 있는 쉼터

 

 

쉼터에서 이란사람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간식을 먹길래

우리는 차를 한 잔 마셔보기로 하였다

 

 

 

차를 마시고 있는데 이란 관광청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며 이것 저것을 물어왔다

우리는 단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이란의 여러 곳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페즈의 시 속에는 몽골족의 지배하에 받은 고통이 은유적으로 드러나 있어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지만 서구 문학에도 영향을 주어

특히 괴테가 하페즈의 독일어 번역판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서동시집' West-östlicher Divan을 발간한 것이 유명하다

 

 

 

괴테는 하페즈에 대하여

' 시에 대해선 하페즈와 대적할 사람이 없다 ' 라는 말을 남겼다

 

 

 

회랑 아래에 있는 분수에 반영된 회랑

 

 

 

하페즈의 묘 회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하페즈의 서정적인 감성이 나타나 있는 글귀를 소개합니다

' 장미는 내 가슴에, 술은 내 손에, 연인은 내 곁에, 그렇다면.... 군주는 노예일 뿐 ! '

하페즈는 이태백 등 동양권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무슬림이지만 자유로운 사상 때문인지 유명한 술고래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