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는 페르시아어로 '자라투스트라' 라고 불리는 예언자 조로아스터가
기원전 6~7세기에 창시한 조로아스터교가 있습니다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 등 기라성같은 현자들이 동서양에서 자웅을 겨루는 시대에
완충 지역인 페르시아에서 태어나 활동하였던 조로아스터는 단연 그들 반열의 선구자였습니다
근 2천 년이나 지난 후에도 철학자 니체는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자라투스트라를 자신의 이상적 분신으로 간주하고 초인으로 대표되는 그를 대지의 주인이며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 갈 지도자로 추앙을 하였습니다. 또한 니체는
그를 통해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는 영원회귀설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조로아스터교가 창시된 이란에서 조로아스터교의 대표적 장소인
야즈드에 있는 착착 성지 순례지와 불 사원이라 불리는 아타시카데흐를 소개하겠습니다
메마르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모래산을 몇 개 돌고 나니
멀리 산기슭 우묵한 곳에 들어 앉아 있는 착착 성지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주차장에서 내려 성지로 올라가면서 본 주위 풍경
착착 성지 Chak Chak는
야즈드에서 북서쪽으로 약 46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동굴로 이루어진 페르시아의 이원론적 일신교인 조로아스터교의 성지이다
착착 Chak Chak 은 페르시아어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이고
신성한 샘이 있는 동굴 내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산이 페르시아 마지막 통치자의
둘째 딸인 니크바노우 Nikbanou 를 기억하며 흘리는 눈물이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니크바노우가 아랍 침입자에 의해 곤경에 처하게 되자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인 아후라 마즈다에게 적들로부터 그녀를 보호해 달라고 기도를 올리자
갑자기 산이 두 개로 갈라지며 그녀가 숨을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착착 성지의 외부 모습
착착은 마을의 이름이고 성지의 이름은 Pir-e Sabz 이지만
착착 성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Pir 는 조로아스터교의 순례지를 말한다
매년 6월14일~6월18일 축제 때에는 수천 명의 신도들이 이란과 인도 등에서
성지 순례로 찾아 온다고 한다
신성한 샘이 있는 동굴로 들어가는 출입문
출입문 옆에는 니크바노우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고목이 자라고 있었다
벽을 뚫고 밖으로 나온 거대한 고목
신성한 샘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신성한 샘 동굴의 내부
내부에는 신성한 샘과 성화 그리고 조로아스터교와 관련된 글과 그림이 벽에 걸려 있었다
경전을 통해 설파된 조로아스터교의 교리를 살펴보면
유목사회로부터 농경사회로 넘어가는 역사적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으며
그 바탕인 신관( 神觀)에는 다신교에서 이신교를 거쳐 일신교로 승화하는 지향성이 담겨져 있다
조로아스터교를 이원론적 일신교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종교의 핵심은 선과 밝음을 상징하는 선신 아후라 마즈다와
악과 어둠을 상징하는 악신 아리만 간의 경쟁과 투쟁을 통해 결국 선이 악을 이겨
아후라 마즈다가 유일신이 되어 우주를 통괄한다는 것이다
꺼지지 않는 성화 때문에 벽에 그을음이 심하다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숭상한다고 하여 배화교로 알려져 있지만
불을 숭상하는 것이 아니라 조로아스터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하루 5번의 예식에
쓰이는 성스러운 불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천장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이 물방울은
산이 니크바노우를 기억하며 흘리는 슬픔의 눈물이라고 한다
마르지 않고 똑똑 떨어지고 있는 물방울을 손으로 받아 보았다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한 자라투스트라
기원전 6~7 세기 경에 테헤란 근교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자라투스트라는
어려서부터 세상사 특히 인간의 존재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고민과 사색을 거듭한 끝에
20세에 속세를 등지고 입산칩거하면서 명상과 금욕생활을 시작하였다
30대에 신으로부터 예언자로 점지되어 계시를 받고 설교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인 아후라 마즈다의 모습
아후라는 '빛' 을 마즈다는 '지혜' 를 뜻하기에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인 아후라마즈다는
'빛과 지혜의 존재' 로 풀이되고 날개가 달린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굴 내부에서 본 거대한 고목
동굴 내부 출입구 근처 한쪽에서 천장을 향해 뻗어 있었다
착착 성지 주위의 모습
착착성지에서 버스를 타려고 내려가는 중에 조르아스터교의 사원으로 유명한
아테시카데흐 사원 (Fire Temple - 성스러운 불꽃 사원)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아타시카데흐 Atashkadeh 사원은
조로아스터교의 가장 중요한 불 사원으로 야즈드의 Kashani 거리에 있다
Atash 는 불, Kadeh 는 집이라는 뜻이기에 Atashkadeh 는 '불의 집'을 의미한다
고대 페르시아에는 가장 높은 등급의 불인 승리의 불 Atash Bahram 이 9개 있었는데
하나는 이곳에 있고 나머지 8개는 인도에 있다
1934년에 완공된 이 사원은 벽돌로 지은 건물로
페르시아 특유의 절충주의적 특성이 있는 Achaemenid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사원이다
물, 바람, 흙, 불의 네 가지 요소를 결합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란의 오래된 불 사원 옆에는 항상 샘 (연못)이나 개울이 있다고 한다
건물 중앙 상부에 조각되어 있는 것은
조로아스터교의 상징이며 최고신인 아후라 마즈다이다
서기 400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꺼지지 않고 불타고 있는
청동 화로 속의 승리의 불 Atash Bahram
이 불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을 히르 보드 Hirbod 라고 하며
그는 하루에도 여러번 마른 나무 조각을 넣으면서 불을 유지시키고 있다
나무는 아몬드 나무와 살구 나무라고 한다
우리가 오랜 시간 승리의 불을 카메라에 담고 있을 때
이 남자들이 우리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줄을 전혀 몰랐었다
승리의 불은 유리로 만든 칸막이 속에 청동 화로에서 타고 있고
신도들은 불을 보면서 경전을 읽는 의식을 행한다
우리가 너무 열심히 사진을 찍어 한참을 기다려 준 고마운 남자들
여자들은 반드시 머리에 스카프를 둘러야 하고 모두 신을 벗어야 한다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자라투스트라
자라투스트라 사후 3천년이 되면 구세주가 나타나는데
그때 인간은 그의 앞에서 부활해 최후의 심판을 받고
바른 말을 한 선인은 천국으로 올라가고 악인은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유대교나 기독교, 이슬람교의 최후심판론이나 부활론 불교의 응보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최초의 계시종교인 조로아스터교는 영혼과 육체를 분리한다
영혼은 영원하지만 육체는 일단 죽으면 흉물로 변해 흙이나 물, 불과 접촉할 수 없다
그래서 토장이나 화장을 못하고
땅과 분리된 높은 곳에 얹어 놓고 새가 뜯어 먹게 하는 조장을 치른다
자라투스트라가 씨를 뿌렸다는 삼나무와
페르시아 신화의 영웅 Rostam이 하얀 악마와 싸우고 있는 부조
사원에 바치는 음식은
정월 초와 기념일에 바치는 음식이 다르다고 한다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는 자라투스트라이고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은 아후라 마즈다 Ahura Mazda 이다
사원 안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소년들
한참 후에 사원 밖으로 나오니 소년들의 가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함께 사진 찍기를 원해서 다시 사진을 찍었다
왼쪽 소년은 마스크를 하고 오른손에 주사 바늘이 꼽혀 있어 어디가 아픈 모습이었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아 물어 볼수가 없어
눈으로 웃음을 보이면서 빨리 낫기를 마음으로 빌어주었다
어느덧 불의 사원에 해넘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조로아스터교는 발상지인 페르시아에서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7세기 중엽까지
천여 년 동안 성세를 누리다가 이슬람교에 잠식당하면서
신도 중에 일부는 이슬람교로 개종을 하고 일부는 인도 등 주변 지역으로 흩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전세계 신도수는 약 15만 명 (이란에 4만 5천 명) 정도 되는데
그 중 1만 5천 명 가량이 발원지인 야즈드 부근에 살고 있으며
많은 신도들이 인도 봄베이 지역에 약 10만 명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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