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즈 근교의 여행까지 마치고 이번 이란 여행의 종착지인 테헤란 쪽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어렵게 결정한 이번 중동여행에서 테헤란에 도착하기 전 들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도시 중 하나인 사막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 야즈드를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야즈드는 이란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시라즈에서 약 309km 떨어져 있는 야즈드 주의 주도입니다
'순수한'과 '거룩한'을 의미하는 야즈드 Yazd는 이란 고원의 중앙에 위치한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으로 번영하였고 이런 이유로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곳입니다
여러 세대를 걸치면서 사막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에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닐 수 있었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들이 온전한 형태로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시라즈를 떠나는 날 아침에 조금 더 기억하고 싶은 골목길을 산책하였다
골목길을 걷다 소년들이 줄지어 서 있기에 다가가 보니
학교에 등교하기 전 아침을 먹으려고 길가 음식점에 서 있는 것이었다
우리네 풍경하고는 너무 다른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다가가 보니 소년들도 관심을 갖었다
등교하기 전에 소년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이란 전통 빵집은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전후 한 시간 안에 즉석에서 빵을 구워 팔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빵을 사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라즈에서 야즈드로 가기 위하여 며칠 전에 예약해 놓았던 VIP 버스를 타려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요금은 220,000 리알 (약 7,500원)이다
시라즈에서 야즈드까지는 버스로 6시간 45분이나 걸렸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테헤란에 도착하기 전에 우리가 들릴 도시이다
야즈드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황량한 사막만 보이는 고원 지대였고
야즈드는 해발 1,216m 높이에 있었다
그래서 1272년 마르코 폴로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야즈드에 대하여
' 야즈드에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7일 동안 대평원을 달려야 한다 '
라는 글을 써놓은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이 야즈드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밤이었기에
택시로 호텔이 있는 올드타운까지 이동을 하였지만 동서를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이라
우리가 미리 검색해 놓은 호텔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을 걸려 찾은 호텔은 골목길 속을 꼬불꼬불 돈 후에야 나타났다
호텔로 들어가 안도의 시간이 흐르자 배고픔이 밀려왔다
아침에 본 우리 호텔은
아담한 실내 정원이 있어 어제의 불안함은 씻은 듯 사라지고 예쁘게 보였다
야즈드는 아침에 문을 여는 식당이 거의 없어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해 주는 이 호텔이 고맙기까지 하였다
아침식사 후 올드타운 탐방에 나섰다
어제는 그렇게 꼬불꼬불하기만 하던 골목길도 오늘은 정겹게 느껴진다
우리 호텔의 간판 - Dalan e Behesht Hotel
올드타운 주택가의 분위기는
흙벽돌 구조에 황갈색 진흙과 노란 사암으로 마감한 벽 그리고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아치와 버팀목 때문에 건조한 지역에서의 피난처를 연상케 하였으나
이런 구조 때문에 야즈드가 진흙 도시로 유명하게 되었다
흙벽돌 벽의 일부는 마감도 하지 않았지만
좁은 골목길 바닥은 모두 포장이 되어 있었다
출입구의 장식을 보면 이 주택의 규모와 내부가 짐작이 되었다
모로코의 페스를 연상시키지만
페스보다는 화려하지 않고 한적한 조용함이 있다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올드타운 흙벽돌 건물의 황갈색은
이 도시가 얼마나 건조한가를 보여 주고 있었다
올드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 타워 Wind Tower는
더운 여름에 집을 식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바람 타워는 야즈드 시내 전역에서 볼 수 있었는데
건물의 냉각 작용과 함께 자연적으로 환기도 시켜주는 야즈드만의 전통적인 건축 형태였다
야즈드는 이란에서 가장 높은 첨탑이 있는 Jameh Mosque 가 제일 유명하고
바자르 (시장), 함만 (목욕탕), 시나고그 (유대교 회당), 조로아스터교 사원 등이 있다
또한 사막 기후로 인하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카나트 (지하수 공급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야즈드는 종교적인 건물들이 많아 '신앙심의 고향'이라는 칭호도 얻었다고 한다
야즈드의 시내버스
야즈드는 이란 고원 사막지대의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와 인도에서 넘어오는 교역로가 교차하는 지역이면서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이었기에 무역이 번성하였다
이런 이유로 야즈드는 견직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실크와 카펫의 품질이 뛰어나
오늘날 이란의 섬유산업 중심지의 하나가 되었다
야즈드의 과자는 이란 전역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으며
견과류도 종류가 무척 많았다
야즈드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과자류는
왼쪽의 파시막 (솜사탕)과 고타브 (오른쪽 위) 그리고 바클라바이다
참고로 야즈드에서는 제과에 관한 레시피를 비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낮에 본 자메 모스크 Jameh Mosque 가 있는 거리를 걸으면서
특색이 있는 건물들을 찍어보았다
Bafte 시계 타워
Hazireh Mosque 입구
Hazireh Mosque
Markar 시계 타워
복권을 파는 곳에 몰려 있는 사람들
아미르 차크마크 단지 Amir Chakhmaq Complex 와 광장
아미르 차크마크 단지는 1438년에 완공되었고
야즈드에서 가장 뛰어난 건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복합 건축물이다
모스크, 캐러번 숙소, 목욕탕, 테케, 아케이드 등이 있어 야즈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 테케 Tekyeh는 이슬람교도들의 집회 장소 )
아미르 차크마크 단지는 3층으로 밤에는 오렌지빛 야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두 개의 마나레트 (첨탑)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데 신년에만 오를 수 있고
단지는 1층만 개방되어 있다
1층 아케이드에서 빵을 산 이란 소녀들
아미르 차크마크 단지 앞 광장 주변에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게가 많았다
아이스크림도 먹어 보고 유명한 야즈드의 과자들 (오른쪽)도 사서 먹어 보았다
야즈드 자메 모스크 Jameh Mosque of Yazd
이란의 역사적인 걸작품 중 하나로 금요일의 모스크로 알려져 있다
여러 시대를 거쳐 오면서 보수와 증축을 반복하다가 1324년에 재건축을 시작하여
1365년에 완공되었기에 각 시대의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이란 200 리알 지폐의 앞면 모습이다
입구는 비상하는 듯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데
입구 양쪽에 이란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첨탑이 있다
첨탑의 높이는 52m 지름은 6m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입구 천장인 무카르나스 부분
입구는 천장에서 바닥까지 푸른색 타일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미흐랍 부분
내부는 파양스 Faience 꽃문양의 타일로 정교하게 장식되었으며
메카 방향을 알려 주는 미흐랍도 파양스 문양으로 마감하였다
이곳의 미흐랍은 현존하는 미흐랍 중에 가장 아름다운 미흐랍으로 알려져 있다
Faience : 모자이크처럼 서로 다른 색상의 조각을 끼워서 디자인을 만드는
타일링의 한 형태
돔 부분도 기하학무늬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아미르 차크마크 단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사막 지대에 위치한 입지 조건 덕에 야즈드는 역사적으로 큰 변동 없이
지금도 중세의 가족 중심 문화가 깊게 배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야즈드는 이란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세 도시 중에 하나에 들어 있고
전통 가옥과 역사적인 건물들도 완벽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야즈드는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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