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사파이어

해외여행/아시아

페트라를 연상시키는 페르시아 왕들의 무덤 낙쉐 로스탐

사파이어* 2021. 4. 23. 06:39

이란 북서쪽 아제르바이잔에 살고 있었던 페르시아인들은 기원전 700년 경에

남쪽으로 이주하여 지금의 페르세폴리스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정착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족장이었던 아케메네스의 손자 키루스 2세는 영토를 확장하여

아케메네스 왕조를 세웠는데 다리우스 왕과 크세르크세스 왕도 이 왕조에 속합니다

 

페르세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12km 떨어진 곳에는 '낙쉐 로스탐' 이라고 불리는

아케메네스 왕조 (기원전 550년~330년) 때 재위했던 4 명의 왕 무덤이 높이 60m의 거대한 암벽

만들어져 있습니다. 요르단의 페트라를 연상시키는 이 암벽 무덤에서

2.5km 거리에는 왕들의 대관식 장면과 성직자들이 새겨져 있는 '낙쉐 라잡' 도 있었습니다

 

 

 

낙쉐 로스탐으로 가다가 만난 가족

나무 한 그루 없는 광활한 벌판이니 이들도 낙쉐 로스탐으로 가는 것이다

 

 

 

낙쉐 로스탐 Naqsh-i Rustam (영어 Naqsh-e Rostam) 입구

 

이곳에는 아케메네스 Achaemenes 왕조 때 재위했던 4 명의 왕 암벽 무덤이 있다

Naqsh-i 는 이란어로 그림 또는 조각을 뜻하고 Rustam 은 전설 속 영웅의 이름이기에

낙쉐 로스탐은 '영웅의 조각' 이라는 뜻이다

그리스인들은 이곳을 네크로폴리스 즉 '죽은자들의 도시' 라고 불렀다

 

 

 

4 명의 왕 이름은

A : 다리우스 2세  B :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  C : 다리우스 1세 대왕

그리고  D : 크세르크세스 1세 이다

K 는 조로아스터교의 큐브

아라비아 숫자는 암벽 무덤 밑에 있는 부조의 순서별 내용이다

 

 

 

암벽 무덤이 있는 낙쉐 로스탐의 웅장한 모습

암벽의 높이는 약 60m 이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무덤이 다리우스 1세의 무덤이다

가운데가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의 무덤, 왼쪽이 다리우스 2세의 무덤이다

 

무덤은 아케메네스 왕조 (기원전 550년~330년) 때에 재위했던 왕들의 무덤이지만

무덤 하부의 부조는 사산 왕조 (AD 224년~651년) 때인 3세기에 만들어졌다

 

 

 

3 개의 무덤과 별도로

오른쪽에 떨어져 있는 무덤은 크세르크세스 1세의 무덤이다

 

 

 

다리우스 1세의 무덤

이곳에 제일 먼저 만들어져서 그런지

무덤 중에 가장 많은 내용이 조각되어 있고 제일 선명하였다

지상에서 26m 높이에 무덤이 있고 하부 부조를 제외하면 '페르시아 십자가' 형태이다

상부 부조, 무덤, 하부 부조 그리고 왼쪽 아래에 또 하나의 부조가 있는데

모든 부조가 역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4 개의 기둥 위에 톱니 형태의 처마가 있는 무덤 부분

내부에는 9개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데 다리우스 1세와 그의 친척들이라고 한다

 

 

 

 무덤 위의 부조

30명의 군인이 원주민 옷을 입고 떠받치고 있는 단 위에는

왼쪽에 다리우스 비문과 함께 다리우스 1세가 서 있고 오른쪽에 불향로의 모습이 있다

왕과 불향로 사이에 있는 것은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인 '아후라마즈다' 이다

 

조로아스터교는 기원전 1,600년 또는 기원전 640년 경에

조로아스터 (자라투스트라) 에 의해 중동에서 창시된 종교로 불을 숭상한다

다리우스 1세 때에 이란 전역으로 퍼진 종교이다

아후라는 '빛' 을 마즈다는 '지혜' 를 뜻하기에 최고신인

아후라마즈다는 '빛과 지혜의 존재' 로 풀이되고 날개가 달린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다리우스 비문 - DNa 비문이라고 부른다

비문은 고대 페르시아 문자인 쐐기 문자로 새겨졌는데

아후라마즈다에 대한 경배와 기도, 다리우스 1세와 조상들의 업적에 대한 찬양

그리고 아케메네스 왕조가 통제하는 영토가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무덤 바로 밑에 있는 부조

바흐람 2세가 말을 타고 싸우는 기마전의 모습들이다

 

 

 

기마전 부조 왼쪽에 있는 이 부조가

부조들 중에 가장 유명한 부조로 두 명의 로마 황제가 함께 등장 한다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은 사산 왕조의 샤푸르 Shapur 1세이고

왼쪽은 260년 에데사 전투에서 사로잡힌 로마의 Philippus 황제와 Valerianus 황제이다

로마 황제가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황제 임명권이 페르시아 왕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손이 잡혀 있는 것은 '생사여탈권' 등 모든 것을 승자에게 맡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무릎을 꿇고 있는 황제가 발레리아누스 Valerianus 황제이다

 

 

 

다리우스 1세 무덤 오른쪽에 별도로 떨어져 있는 무덤이

크세르크세스 1세의 무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리우스 1세의 무덤을 제외한 3 개의 무덤은

누구의 무덤인지 확실치가 않다고 한다

 

 

 

크세르크세스 1세 무덤

이 무덤을 포함하여 나머지 무덤들도 다리우스 1세의 무덤과 비슷한 형태이고

상부와 하부에 있는 부조의 내용만 달랐다

크세르크세스는 '영웅들의 지배자' 라는 뜻이고 다리우스 1세의 아들이다

 

 

 

다리우스 1세와 크세르크세스 1세 무덤 사이에 있는 부조

 

부조에는 유난히 큰 코림보스를 쓴 나르세스 1세 (샤푸르 1세의 막내 아들) 가

여신인 듯한 여인으로부터 왕권의 상징인 둥근 고리를 받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사실 나르세스 1세는 귀족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바흐람 3세를 퇴위시킨 왕이었기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사산 왕조의 신인 아나히타 여신을 부조에 넣은 것이었다

그러나 고고학자들은 여신 앞에서의 나르세스 1세의 자세를 문제삼아

이 여인을 여신이 아니라 인도-스키타이 왕국의 여왕인 Sakastan 으로 보고 있다

 

코림보스 Korymbos : 왕의 왕관에 사용되는 지구본 모양의 천

 

 

 

다리우스 1세의 무덤 왼쪽에 있는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의 무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는 크세르크세스 1세의 셋째 아들이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의 무덤도 다리우스 1세의 무덤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하부 부조는 무척 격동적이다

 

 

 

부조의 내용은

나르세스 1세의 아들인 호르미즈 2세

기마전에서 적장을 말과 함께 쓰러트리는 장면이다

 

 

 

다리우스 2세의 무덤

다리우스 2세는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의 아들이다

 

 

 

다리우스 2세의 무덤 밑에도

말을 타고 싸우는 바흐람 2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다리우스 2세의 무덤 앞에 있는 조로아스터교의 큐브

형태 때문에 큐브 Cube 로 불리고 있다

 

 

 

12m 높이의 이 건물은

회의소 또는 거룩한 불을 점화하고 숭배하는데 사용된 건물이라고 하는데

어느 하나 정확한 것은 아니다

 

 

 

낙쉐 로스탐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 사진

 

 

 

낙쉐 라잡 Naqsh-e Rajab

낙쉐 로스탐에서 2.5km 떨어져 있는 낙쉐 라잡은

Marvdasht 문화 단지의 일부로 절벽 바위에 사산 왕조 때 왕들의 대관식 장면 부조와 함께

대제사장의 사산 왕들에 대한 그의 신앙과 헌신을 나타낸 비문이 새겨져 있다

 

 

 

삼면이 바위들로 둘러싸여 있는 나지막한 분지에는

사산 왕조 때의 부조가 4 개 새겨져 있다

 

 

 

첫 번째 부조는 지상에서 약 1.5m 높이에 있었는데

 

 

 

말을 탄 샤푸르 1세의 대관식 장면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번째 부조는 비문과 함께 있었는데

 

 

 

부조는 사산 왕조의 창시자인 Ardeshir Papkan 의 대관식으로 알려져 있다

너비는 4.5m 이고

여덟 명의 남자, 여자 그리고 마주보고 있는 어린이로 구성되어 있다

 

 

 

Ardeshir Papkan 의 대관식 부조 뒤에 있는 카르티어 Kartir의 비문

비문의 내용은 대제사장 카르티어가

사산 왕들에 대한 그의 신앙과 헌신을 적은 글이라고 한다

 

 

 

세 번째 부조는 Shapur's Parade 로 알려진 부조로

사산 왕조의 창시자인 Ardeshir Papkan의 아들 샤푸르 1세가 군중과 함께

말을 타고 행진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이 모습은 에데사 전투에서

로마의 Philippus 황제와 Valerianus 황제를 상대로 싸운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개선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이라고 한다

 

 

많이 훼손이 되었지만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왕들의 무덤과 부조들을 보니

바위 협곡 속에 숨겨져 있던 요르단의 페트라가 생각났습니다

이 낙쉐 로스탐과 낙쉐 라잡도 잘 보존만 되었으면 아름답게 조각된 부조들이 많으니

페트라 못지 않은 명소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