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텔라비'의 문화 유적
오늘은 '텔라비'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날이기에 숙소에서 서둘러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향하였습니다
원래는 여유로운 일정이었으나 다음 여행지인 '메스티아'의 날씨가 10월 중순으로 접어 들면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빨리 메스티아로 가려고 텔라비 일정을 줄였는데
터미널에 도착하니텔라비행 미니 버스인 '마슈로카'가 없었습니다. 마슈로카는 텔라비로 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이기에
10명이나 되는 우리 일행이 난감해 하고 있었더니 매표소 직원이 이곳 저곳을 수소문하여
텔라비로 떠나는 마슈로카를 연결해 주어 다행히 텔라비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텔라비는 트빌리시에서 북동 쪽으로 약 58km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로 카헤티 주의 주도입니다
조지아 사람들은 8,000년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 왔다며 그 자부심이 대단한데 '텔라비'가 있는 카헤티 지방이 바로
조지아의 주요 포도재배지이자 가장 큰 와인 생산지입니다. 텔라비는 893년에 도시가 형성되었으나
청동기시대의 유적이 남아 있고 10~12세기와 17세기에는 카헤티 왕국의 수도로
18세기에는 트빌리시에 이은 조지아의 제 2의 도시로 번영하였으나
1801년 카헤티 왕국이 제정 러시아의 영토로 편입되면서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트빌리시의 '오타찰라' 버스 터미널
조지아에서는 대부분 이런 미니 버스인 '마슈로카'로 이동을 한다
'텔라비'(Telavi)까지는 2시간 이상 소요되었고 요금은 편도 7 라리였다. 1 라리(lari)는 약 500원
우리가 도착했을 때 텔라비는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어두워져 있어 마음이 좀 조급해졌다
왜냐하면 오후 4시20분에 이 터미널에서 트빌리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우선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로컬 마켓을 돌아보기로 하고 제법 큰 규모의 마켓을 찾아 들어가 보았다
냉동고가 아닌 진열대 위에 매달아 놓은 고기들을 보니 옛날에 본 푸줏간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켓에는 온갖 야채와 과일 그리고 치즈 등이 있었는데
값이 저렴하면서도 싱싱하고 청결하여 물건들은 돌아갈 때 다시 들려 사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조지아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 유적지 중에 하나인 '이칼토 수도원'으로 향하였다
이칼토 수도원 (Ikalto Monastery)
이칼토 수도원은 6세기 경 시리아에서 기독교 전파를 위해 온 13명의 사제 중
'성 제논'(Saint Zenon)에 의해 설립되었고
본당 왼쪽에는 신학. 수사학. 천문학. 철학. 기하학 등을 가르치는 조지아의 대표적인 아카데미가 있었다
아카데미에서는 이론 수업 이외에
도자기 만들기. 금속 작업. 포도 재배와 와인 만들기. 약리학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본당의 내부
조지아 정교는 가톨릭과는 달리 성호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긋고
예배를 서서 보기 때문에 성당 내부에는 의자가 없다
조지아의 어디를 가나 성당 안에는 경건하게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칼토 수도원은 타미르 여왕 때 시인이었던 '쇼타 루스타벨리'(Shota Rustaveli)가 수학한 곳이라고 한다
쇼타 루스타벨리는 조지아 문학의 거장으로 조지아 지폐 100 라리 속의 인물이기도 하며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의 중심대로 이름도 루스타벨리의 이름을 딸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크베브리 (Qvevri)
크베브리는 와인을 저장하고 숙성하기 위해 만든 계란형의 조지아 '전통 토기 항아리'를 말한다
조지아의 크베브리 와인은 일반적인 서유럽의 와인 제조법과는 달리
포도알과 씨. 가지들을 통째로 섞어 즙을 내어 땅 속의 토기 항아리에 넣어 발효 시키기 때문에
와인의 색깔이 진하고 영양학적으로도 탄닌이 매우 풍부하여 건강에 좋다고 한다
특히 조지아 텔라비 지역에서 발굴된 약 8,000년전 토기 항아리 안에서
포도 씨와 와인의 잔여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크베브리 와인 제조법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제조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칼토 수도원에는 Khvtaeba. Kvelatsminda. Sameba 3개의 교회가 있다
그 중에 전면에 보이는 십자가 형태의 교회가 Khvtaeba이고 제일 오래된 교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616년 페르시아의 침략자들이
교회들을 모두 불태워 형태도 없이 사라졌는데 그 후에 복원을 하였다고 한다
알라베르디 수도원
이칼토 수도원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이동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알라베르디 수도원'이었다
알라베르디 수도원 (Alaverdi monastery) 입구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6세기 경 시리아에서 기독교 전파를 위해 온 13명의 사제 중 '알라베르디'(Alaverdi)가 세웠다고 한다
교회 건물의 높이는 55m로서 조지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수도원에 들어 가려면 긴 치마를 입어야 한다
'알라베르디 성당'(Alaverdi Cathedral)
알라자니 강(Alazani River)이 코카서스의 가파른 산맥을 가로질러 비옥한 계곡으로 흘러 들어오면
그 북쪽 끝에 회전포탑 모양의 독특한 첨탑이 계곡 바닥에서 50m 쯤 위로 솟아 있는데
그것이 11세기에 지은 알라베르디 성당의 첨탑으로 성당은 1,500년 간 와인을 만들어 온 알라베르디 수도원 내에 있다
프레스코 성화가 가득 그려져 있는 '알라베르디 성당' 내부 (촬영 금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알라베르디 수도원의 구축물들
'와인을 만드는 것은 신이 조지아 인에게 부여한 신성한 의무입니다'
알라베르디의 작은 수도 공동체를 이끄는 '다비드 크르비티제'(David Chrvitidze) 수사가 한 말이다
혈기 넘치는 이 50대 수사는 수도원 뜰을 거닐다 잠시 멈춰 무릎을 꿇고 있는 신자에게 축복을 빌어 주었다
" 덕분에 우리는 550여 종에 이르는 포도품종을 보유하고 있어요.
침략자들이 조지아의 포도밭을 없애려고 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12세기 알라베르디의 연간 와인 생산량은 무려 70톤에 달했다고 한다
알라베르디의 와인 생산은 공산당 통치 시절 잠시 중단되기도 하였다는데
2006년 이후 수도원에서는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하며 각종 와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수도원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도 포도나무들이 보일 정도로 포도밭들이 수도원를 감싸고 있다
이곳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알들은 와인용이어서 알이 작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와인은 '사페라비'(Saperavi)와 '크반치카라'(Khvanchkara)이다
알라베르디 성당은 카헤티 지방을 주관하는 성당으로
조지아의 8,000년 와인의 역사 속에서 1,000년이 넘는 와이너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성당 내에서 만든 와인은 카헤티 지방 각 성당의 성찬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나에게 V자를 만들어 보이는 텔라비의 목동
텔라비 와인은 조지아에서 생산하는 와인 중에 최고로 알려져 있기에
매년 9월이 되면 텔라비에서는 와인 축제가 열리는데 9월 말에 열리기도 하고 10월 초에 열리기도 합니다
축제는 뮤직 콘서트와 함께 열리면서 포도 드레싱하는 방법은 물론
조지아의 전통무예 공연과 과일 콘테스트. 자동차 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있으니
이 시기에 여행하시는 분들은 미리 축제의 날을 확인하여 더 즐겁게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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