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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중남미

[쿠바여행] 일년 내내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 같은 아바나

사파이어* 2013. 8. 24. 10:17

 

일년 내내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 같은 아바나

 

늦은 오후 아바나에 도착하여 호텔을 찾기 위해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컴컴한 거리를 걷다 보니

조금은 두려움마저 느껴지며 이제까지 갖고 있었던 쿠바의 환상이 사라지고 실망스러운 기분까지 들었는데

막상 아침이 되어 시가지를 둘러보니 어제와는 다른 딴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로변에는 낡았지만 멋진 스페인풍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거리를 활주하고 있는 클래식 카의 행렬을 보니

마치 내가 지금으로부터 50~60년 전 쯤의 도시에 와 있는 것 같은 그런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래서 아바나 구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헤밍웨이의 흔적을 돌아본 다음날 아바나 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우선 숙소가 있는 구 시가지를 중심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정겨운 풍경들이 펼쳐지는 골목길을 걸으면서

광장에 앉아 잠시 쉬면서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골목을 누비며 지나가는

춤추는 퍼포머들의 흥겨움에 함께 빠져들다 보니 아바나는 언제나 축제가 벌어지는 도시인 것 같았다

 

 

가운데 넓은 인도가 있고 인도 양쪽에 차도가 있는 아바나의 마르티 중앙로

이 길은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가깝고 중앙청사들이 있는 곳까지 산책을 하듯이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기에

구 시가지를 돌아보는 아바나 시내 관광은 이 길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아바나 시의 거리 풍경을 옛날 모습으로 만들고 있는 클래식 카 

 

 

시내 어디에서나 이같은 1950년대 미국의 클래식 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건물들과 거친 엔진소리를 내며 달리는 클래식 카가 과거의 번영을 짐작케 하였다

 

 

넓은 도로에 면한 건물들은 모두 1층 도로변에는 종로 세운상가에 만들어 놓았던 형태와 같은

보행자 통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바나 대극장

1800년대에 지어진 타곤극장 자리에 세운 건물로 보통은 '센트로 갈레고 궁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15년에 건축가 파울 벨라우가 완공하였으며 네오 바로크양식으로 건축 되었다

외관은 석축과 대리석으로 조각 되었으며 2층에는 난간이 있는 발코니와 콜로네이드로 장식되어 있어 아름답다

 

 

극장에는 자비. 교육 그리고 음악을 나타내는 쥬세페 모레티의 조각상이 있다

 

 

아바나 옛 국회의사당

1959년까지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로 쿠바의 독재자 Gerardo Machado가

 3년여 동안 건축하였으며 동원된 노동자의 수가 5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건축한 사람이 지은 네오 클래식 양식의 건축물로

돔 부분을 제외하고는 미국 국회의사당의 축소판이라 할수 있으며 이름도 그를 따라 지었다

그래서 건물 전체의 모양보다 돔이 커서 비율이 맞지 않지만 눈에 띄어 이 도시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는 국립 자연사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옛 국회의사당 앞에는 아주 오래된 카메라(1910년)로 흑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가

흡사 몇 십년 전에 찍은 것과 같은 사진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어 아바나에서의 추억 만들기에 독특한 일조를 하고 있다

한국TV에도 소개되었던 사진사 할아버지... 그는 한국을 잘 안다고 하였다

 

 

대로에서 골목길로 들어서면 이와같은 풍경이 펼쳐지는데

건물들은 무척 낡았지만 외장에서 예전에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흔적이 느껴졌다  

 

 

레스토랑에도 내용이 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 구 시가지 골목

이같이 구 시가지 골목에는 의미가 있는 보기 좋은 벽화들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다니다 보면 소박한 아름다움을 뽑내는 개성있는 장소와

다양한 주제의 작은 개인 미술관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전시장이라고는 이 공간이 전부인 작은 미술관

 

 

MUSEO는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을 뜻한다

 

 

어느 미술관에서 본 작품

아바나에는 이와 같이 혁명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골목길에서 본 세발 자전거 - 이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가까운 거리용 대중교통 수단 같았다

 

 

아바나 대성당

18C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국립기념관으로 지정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알려져 있는 성당이다

1748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767년에 중단 되었다가 1777년에야 완공이 되었다

 

 

성당광장을 제압하는듯한 위엄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 대성당의 정면 전체는

원주 기둥과 오목하게 들어간 장식 벽면으로 장식하였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바로크 양식으로 치장 하였다

성당 정면에 있는 두개의 뾰족탑은 성당 전체의 모습과는 다소 부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유해가 1796년에서 1898년까지 100여 년간 안치되었던 성당이다

 

 

아름다운 건축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아바나 대성당 광장은 아바나에서 가장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광장에는 관광객에게 타로점을 봐주는 여인.. 이외에도 시가를 입에 물고 폼을 잡고 있는 할아버지

머리에 꽃 장식을 한 여인들이 있는데... 이들의 사진을 찍으려면 팁을 주어야 한다

 

 

구 시가지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중에도 

악사들이 테이블마다 돌아가며 아름다운 하모니로 음악을 연주해 주었다

 

 

점심으로 간단히 먹은 닭고기 요리

 

 

레스토랑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어느 무명 가수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에

차를 마시면서 노래를 몇곡 듣다 이에게도 팁을 건네 주었다

 

 

점심을 먹은 골목으로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독특한 의상 차림의 사람들이 지나갔다 

 

 

거인과 같은 모습을 하고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지나가고 있는 이들의 주위로

여기저기서 모여들기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에 호응하자 이곳은 금새 즐거운 어울림의 한마당이 되었다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나 또한 어깨가 들썩여지며 즐거움으로 빠져들었다

 

일년 내내 언제 어디서나 살사춤판이 벌어지는 것이.. 공연이 아닌 생활 그자체라는 아바나 사람들

비록 오래된 클래식 카를 몰고 다니고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에서 낙천적으로 살면서 춤을 사랑하는 그들의 삶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