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이라 할지라도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40일이나 되는 긴 여행이기에 숙소도 중요하고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미리 생각해두었던
꼭 보아야 할 모습을 비 때문에 보지 못할 때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라랏 산은 창세기 8장 4절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다' 라고 적혀 있듯이
노아의 방주가 대 홍수 끝에 표류하다가 도착한 곳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원래는 아르메니아 영토였으나 지금은 터키 영토가 된 아라랏 산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아르메니아의 Pokr Vedi 마을에 갔지만 비가 내려 산은 보지 못하고
7세기에 세워진 특이한 지하 감옥이 있는 코르비랍 수도원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코르비랍 수도원은 아르메니아 수도인 예레반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는
아라랏 지방 Pokr Vedi 마을의 언덕에 세워져 있었다
Pokr Vedi 마을 길가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비가 내리고 있어 더욱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르메니아의 시골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별도의 교통수단이 없어
멀리 언덕 위로 조그맣게 보이는 코르비랍 수도원을 향해 걷다보면...
곳곳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가을색도 만나게 된다
언덕 위로 자태를 드러내는 코르비랍 수도원
그러나 우리가 바랐던 모습은 수도원만 보이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맑은 날의 코르비랍 수도원과 아라랏 산
아라랏 산은 해발높이가 5,137m 인 터키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아르메니아인들이 성산으로 추앙하고 있는 산이다
수도원 때문인지.. 아라랏 산 때문인지
아라랏 산이 바라보이는 수도원으로 가는 길 가에는 유난히 무덤이 많았다
버스에서 내려 수도원까지 걸은 시간은 약 30분
마지막 언덕길.. 지그자그 형태로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언덕을 올라가다가 뒤돌아 본 풍경 - 너무나 한적한 시골 마을의 모습이다
코르비랍 수도원의 성벽 밑에 있는 석축과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카트치카
왼쪽에 있는 카트치카는
아르메니아가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해인 301년을 기념하여
선포 1700주년이 되는 해인 2001년에 세운 카트치카이다
2016년 6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메니아를 방문했을 때
이곳 수도원을 찾아 평화의 상징인 흰 비둘기 한쌍을 아라랏 산을 향해
날려 보냈다고 한다
성벽에 둘러싸여 있는 코르비랍 수도원 Khor Virap Monastery
교회는 성모 마리아 Surb Astvatzatzin 교회라고 불린다
Surb Astvatzatzin 교회의 출입구
코르비랍 Khor Virap 은 아르메니아어로 '깊은 구덩이' 라는 뜻으로
성 그레고리가 아르메니아의 티리다테스 3세 왕에 의해 약 14년 동안 수감되었던 곳이다
코르비랍 수도원과 성 그레고리 (257~331년) 와의 인연은
아랍계 귀족이었던 그레고리 아버지가 이슬람 왕의 사주를 받아 아르메니아 왕과 왕비를
암살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암살 사건이 일어나고 바로 그레고리 아버지는 아르메니아 병사에게 죽임을 당하였고
그레고리는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방으로 도망가서 살게 되며 그곳에서 독실한 기독교인이 된다
그후 고향을 잊지 못하여 귀국하자 당시 아르메니아의 왕 티리다테스 3세
(그레고리 아버지가 암살한 왕의 아들)에 의해 개종을 강요 받았지만 거절하여
과거의 악연과 항명에 분노한 왕은 그레고리를 지하 감옥에 가두고 14년을 방치하였다
이후 왕은 많은 기독교인을 박해하고 살해를 하였다
그러다 중병을 앓게 되었고 결국 반복적으로 꾸는 꿈의 지시에 따라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레고리를 찾았는데 뜻밖에도 그레고리가 살아 있었다
사실 그레고리는 기독교도인 마을의 여인이 정기적으로 갓 구운 빵을
몰래 지하 감옥에 던져주어 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성 그레고리의 기도로 왕의 병은 기적처럼 치료가 되었고 이에 왕은 세례를 받고 서기 301년에
아르메니아 국교를 기독교로 선포하여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이후 그레고리는 주교가 되어 기독교를 전파하는데 힘을 쏟게 되었다
너비 4,4m 의 원형 지하 감옥을 지금은 예배처소로 꾸며 놓았다
서기 642년 지하 감옥이 있는 구덩이 위에 작은 예배당을 지어
성 그레고리 예배당이라 불렀고 계속 재건을 하여
1662년에 지금과 같이 성모 마리아 Surb Astvatzatzin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교회는 높은 성벽에 둘러싸여 있었고 이곳은 성벽 위이다
성벽을 따라 만들어져 있는 계단을 이용하여 언덕 위로 올라갔다
언덕 위로 올라간 이유는 전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라랏 산은 보이지 않겠지만 코르비랍 수도원과 함께 전경을 보기 위해서이다
언덕을 오르다가 본 돌 십자가
이 십자가를 넣고 아라랏 산을 찍으면 멋진 구도가 연출된다고 한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코르비랍 수도원
수도원 앞으로 보이는 이 철조망이 터키와의 국경 표시이다
멀리 보이는 것이 올라올 때 보았던 무덤들이다
코르비랍 수도원을 넣고 찍은 인증샷
수도원 입구에는 아라랏 산으로 날려보낼 흰 비둘기를 파는 현지인들이 있는데
이 비둘기들은 새장에서 키운 비둘기여서 야생에서는 불행히도
살아 남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비둘기가 이곳으로 되돌아 온다고 합니다
코르비랍 수도원에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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