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사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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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예수상 카트치카와 항아리 서고가 있는 아흐파트 수도원

사파이어* 2020. 3. 25. 05:00

사나힌 수도원을 돌아본 후에 서로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고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선정된 아흐파트 수도원 Haghpat Monastery 으로 갔습니다

이 두 수도원은 Debet 협곡을 사이에 두고 고원 위에 서로 마주보고 서 있었는데 특히 아흐파트 수도원은

'중세 시대 종교 건축의 걸작이며 중세 학습의 주요 중심지'로 소개되어 있는 곳입니다

 

아흐파트 수도원은 요새화된 대규모 수도원 단지로 성 십자가 교회와 성 그레고리 교회로 구성되어 있고

성 십자가를 봉헌하기 위해 지어진 주 성당이 단지 내에서는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이 수도원이 사나힌보다 특별한 이유는 다른 수도원에서는 볼 수 없는 항아리 서적 보관소와 함께

예수상이 조각되어 있는 특이한 카트치카 Khatchkar 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흐파트 수도원  Haghpat Monastery 전경

 

 

 

아흐파트 수도원과 사나힌 수도원의 위치

 

 

 

아르메니아 수도원은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신학이 연구되고 언어가 교육되며 문학, 예술, 의학까지도 전승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종합대학교와 비슷한 교육 체계이다

 

 

 

아흐파트 수도원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아르메니아 언어는 5세기에 체계화 되어 독특한 알파벳을 갖고 있으며

 현재에도 그 시대의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잦은 외란 속에서도 아르메니아인들은 그들의 고유문자를 확실하게 지켜왔기에

실크로드 교역 당시에는 각국에서 온 대상들의 공용어로 아르메니아어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아흐파트 수도원 배치도

1. 성 십자가 교회 St. N'shan  2. 성 십자가 교회 집회실  3. 성 그레고리 교회 St. Grigor

4. 성모 예배당 Astvatsatsin  5. Hamazasp 기념관  6. 종탑  7. 서적 보관소

( 서적 보관소는 지붕을 제외하고 흙으로 덮혀 있다 )

 

 

 

본당인 성 십자가 교회 남쪽 부분

성 십자가 교회는 Ashot 3세 왕의 아내인 Khosrovanuish 여왕에 의해 976년에 착공되어

여왕의 아들 Smbat 왕이 991년에 완공시킨 교회이다

 

 

 

아흐파트 수도원의 종탑

 성 십자가 교회 우측에 있는 계단을 이용하면 종탑으로 갈 수 있다

 

 

 

종탑 뒤로 보이는 도톰하게 흙이 덮혀 있는 부분이 서적 보관소이다

 

 

 

수도원 언덕에는 교회를 세운 Khosrovanuish 여왕의 비석이 있고

교회 건물 외벽에 교회의 모형을 들고 있는 Khosrovanuish 의 아들 Smbat 왕과 Gurgen 의 부조가 있다

교회를 하느님께 바치겠다는 뜻이다

 

 

 

수도원 주변의 모습

물기 머금은 안개에 싸여있는 가을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제일 먼저 들린 곳은 서적 보관소

서적 보관소는 전실을 통하여 들어갈 수 있었는데

전실 벽 양쪽에 돌 십자가 비석인 카트치카 Khatchkar 가 여러개 놓여져 있었다

 

 

 

서적 보관소 전실에 있는 카트치카 1

카트치카는 아르메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적인 조형물이다

 

 

 

카트치카 2

 

 

 

카트치카 3

 

 

 

서적 보관소

바닥에 묻힌 항아리는 원래 와인과 유제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나

외침이 있었던 시기에는 양피지에 기록된 아르메니아의 기록물들을 은폐하는 곳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습도와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지붕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을 흙으로 덮어 놓았고 지금은 명칭 자체도 서적 보관소가 되었다

 

 

 

항아리는 조금 깊었는데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서적 보관소 천장 - 구멍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밀폐형 석구조이다

 

 

 

서적 보관소 앞 성 십자가 교회 쪽의 전실

카트치카는 영혼의 구원을 기원하며 만들어진 것이기에 묘비석으로도 사용되며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거나 교회 건축 등을 기념하여 만들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카트치카는 십자가를 조각하고 예수상은 포함하지 않는데...

 

 

 

아흐파트 수도원의 이 카트치카에는 예수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성모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12사도와 천사들에

둘러싸여 있고 독특한 색조와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

카트치카 최고의 걸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재 표면을 칠한 붉은 색은

성산 Ararat Valley 에서 발견되는 딱정벌레로 만든 염료라고 한다

 

 

 

실크로드 교역 당시 각국에서 온 대상들의 공용어로 사용하였다는 아르메니아어

이 글은 아르메니아어만의 독특한 알파벳으로 쓰여 있다

 

 

 

Hamazasp 기념관

성 십자가 교회와 서적 보관소 옆에 있는 이 기념관은 수도원의 원장이었던

Hamazasp 를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하는데 특별한 장식은 없었지만 내부 구조가 아름다웠다

 

 

 

Ukanants 가문의 무덤

 

 

 왼쪽이 성모 예배당이고 오른쪽이 성 십자가 교회이다

성 십자가 교회의 본당은 집회실을 거쳐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고

오른쪽 출입문이 집회실로 들어가는 문이다

 

 

 

성 십자가 교회의 집회실 - 마주 보이는 문이 본당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교회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정적 속에서 거룩한 긴장감이 느껴져 옷깃을 여미었다

아무런 집기도 없는 텅 빈 내부, 그저 육중한 석조의 벽과 천장 그리고 은은한 빛만 존재하는 공간이었지만

 넓은 내부가 텅 비어 있어 오히려 세속적인 것들이 끼어들 공간이 없어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본당 제단 부분

아르메니아 교회는 기독교의 3대축 (로마 가톨릭, 동방 정교회, 개신교) 에 속하지 않고

그들만의 독특한 계보를 전승하고 있어 '아르메니아 사도회' 라고도 부른다

 

 

 

제단 뒷면 벽에 그려진 12사도의 프레스코화가 너무 희미하게 보였다

그러나 정면 창문에서 들어오는 은은한 빛이 다른 시각에서 볼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절대자는 빛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제단 제대 부분의 성화

 

 

 

제단 위 둥근 돔 부분에 예수님의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수도원 앞마당의 무덤과 이곳에 묻힌 사람들의 공덕을 기리는 공덕비들

바닥에 눕혀놓은 묘비를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데 이것은 불경스러운 행동이 아니라고 한다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 가치를 논의하지 않더라도

수도원은 그 고즈넉한 분위기와 세월의 흔적으로 방문자들을 경건함 속에 빠져들게 하였다

잡초가 자라나고 있는 지붕에서도 퇴색된 건물 벽면에서도 경건함은 배어 있었다

 

 

 

아그파트 수도원이 있는 알라베르디 지역

 

 

점심으로 먹은 피자와 바르지아의 유명한 피자집 TASHIR

 

 

 

바르지아에서....

 

유네스코에서 아흐파트와 사나힌 두 수도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 두 수도원 단지가 아르메니아 종교 건축에서 가장 높은 꽃을 피웠고

교회 건물을 비잔틴 양식의 요소와 코카서스 지방의 전통적인 토속 건축 요소를 혼합하여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