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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 욕망마저 내려놓게 되는 곳 루앙프라방

사파이어* 2015. 2. 3. 19:12

 

 

욕망마저 내려놓게 되는 곳 루앙프라방

액티비티의 천국이라는 방비엥에서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7시간 정도 달리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라오스 제 2의 도시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도착하게 됩니다

다른 도시와는 대체될 수 없는 고유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루앙프라방은 800여 년간 란쌍 왕조의

수도로 있으면서 흥망성쇠를 경험한 고도로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난 초연함마저 품고 있는 도시였습니다

 

해가뜨기 전인  6시 경 루앙프라방 시내에 산재해 있는 사원에서 법고 소리가 울려 퍼지면 뿌연 안개 사이로

주황색 승복을 입은 승려들의 긴 행렬이 보이며 길가에는 그보다 더 긴 신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펼쳐지는 이 탁발 풍경은 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사원의 도시라는 루앙프라방에서의 탁발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과도 같이 무척이나 경건하였습니다

 

 

하루의 일상을 탁발 의식으로 시작하는 루앙프라방

 

 

매일 아침 동이 틀 무렵이면 시내곳곳에 산재해 있는 60여 개의 사원에서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 수백여 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탁발이 시작되는 거리로 들어서자 이곳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길가에 자리를 깔고 무릎을 꿇고 앉아

보시할 음식들을 앞에 놓고 스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스님들이 곁을 지나가면 이들은 기도를 하듯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찹쌀밥을 뭉쳐 두 손으로 정성껏 바리때에 넣어 주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경건하게 보인다

 

 

스님들은 맨발로 줄을 맞춰 거리를 돌며 하루 먹을거리를 공양 받는다

스님들이 바리때의 뚜껑을 열면 사람들은 미리 준비한 찹쌀밥과 과자, 과일 등을 그 속에 넣어준다

 

 

 보시를 체험하고 싶으면 노점상들에게서 밥이나 과일 등을 사서 같이 참여할 수도 있다

국민의 90%가 불교를 믿는 라오스에서 스님들에게 탁발은 꼭 지켜야 할 규율 중에 하나이며 우리나라 남자들이 군대를 가듯

라오스 남자 대부분이 짧게는 두 달.. 평균 2~3년 출가를 하여 승려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제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앳된 스님에게 보시하는 중년 여인의 모습에서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와 같은 애틋함도 엿보인다

 

 

행렬의 장엄함은 보는 이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공양 받은 음식 중 일부를 가난한 소수민족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었다

가사 한 벌에 바리때 하나.. 철저하게 무소유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서

난 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루앙프라방에 서서히 아침이 밝아 오고...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새벽 탁발 행렬을 본 후 시내 한가운데 자리한 <왓 씨앙통 사원>을 찾았다

1560년에 만들어진 세 겹 지붕의 이 사원은 붉은색과 금색이 조화를 이뤄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알려져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금으로 된 도시 사원이라는 의미의 <왓 씨앙통>

 

 

본당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황금 불상



본당 내부의 금빛으로 장식된 벽화

고대 인도의 대 서사시와 불교 설화집의 내용을 주제로 그린 벽화라고 한다

 

 

본당 내부의 법고

 

 

금이 묻은 붓으로 벽화를 손질하고 있는 승려

 

 

봉안당

봉안당은 씨싸왕웡 왕이 죽은 후인 1962년에 사원 동쪽입구에 지어 졌다

 

 

봉안당 내부 벽면의 모습

 

 

봉안당 내부에 있는 <왕실 영구차>

높이가 12m인 이 영구차에는 머리가 7개인 '나가'(Naga - 뱀의 형상을 한 수호신)가 조각되어 있다

 

 

봉안당 내부 벽면

 

 

모자이크로 꾸며진 작은 불당

 

 

본당 뒤쪽에 와불상이 있는 또 다른 불당

 

 

와불상의 모습

 

 

사원 내에 있는 파고다

 

 

본당 외부 벽면에 조각되어 있는 성화

 

 

<왓 씨앙통 사원>의 우아한 지붕

 

루앙프라방에 머물다 보면 이제까지 지니고 있던 모든 욕망이 덧없이 느껴집니다

사원에 가서 명상에 잠기고.. 메콩 강가에 있는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사색에 빠져도 좋습니다

루앙프라방은 그냥 머물러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편안한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