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선운사 단풍나무 길
산과 벗하며 취미활동을 하기 시작한지가 벌써 15년.. 그동안 취미 패턴에도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쾌감에 산을 찾았지만
몇년 후에는 좀 더 동적이고 자극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을 누볐다
그러나 카메라를 손에 쥐고 부터는 패턴이 180도로 바뀌어 산 보다는 산 속에 있는 아름다운 것을 찾게 되어
봄이면 벚꽃과 산수유를 찾아.. 가을이면 단풍을 찾아 산 기슭만을 걷는 내가 되었다
이번 가을에도 단풍을 보려고 여행할 곳을 찾다가 고창에 있는 선운사 단풍길을 소개받았다
선운사는 꽃무릇이 피어 있을 때 한번 가본 곳이라 아름다운 그 붉은 꽃술 때문에 잘 기억하고 있었는데
고창에는 선운사 단풍길 말고도 문수사 단풍나무 숲도 아름답다고 하여 고창을 찾게 되었다
무척이나 포근했던 날 선운사에 도착하니 주차장 주변에서부터 붉은빛이 완연하더니
선운사로 가는 길가의 단풍나무들은 마치 빨간 불길에 싸여 있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주차장 주변.. 여러가지 색깔의 단풍이 어우러져 있어 색의 향연같은 느낌을 주었다
선운사로 가는 길가에 있는 이 단풍나무는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붉은 빛을 쏟아내고 있다
붉은 단풍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이 자연과 어울리며 예쁘다
환상적인 색의 조화.. 다섯가지 이상의 자연색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나무는 낙엽교목으로 가을에 잎이 붉은색으로 물드는 수종이 대부분이지만
1년 내내 붉은색 잎을 보이고 있는 홍단풍과 1년 내내 파란색을 보이고 있는 청단풍도 있다
그리고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수종을 수양단풍 또는 공작단풍이라고 부른다
단풍색도 아름다운 수양단풍의 우아한 모습
선운사로 가는 길 옆에는 도솔천이라는 천이 있는데 이곳의 물빛은 유난히 진했다
그 이유는 하천 주변에 자생하고 있는 도토리와 상수리 등 참나무류의 열매와
떡갈나무 등 낙엽류에 포함되어 있는 타닌성분이 바닥에 침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솔천은 아치 모양의 단풍나무들이 물 위로 단풍나무 터널을 만들어 특별한 아름다운을 연출하고 있었다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이다
이 절은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린 날 미륵삼존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꿈을 꾸고 감동하여 절을 세웠다는 설과
그보다 2년 늦은 557년(위덕왕 24)에 백제의 고승 검단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조선 후기의 사료들에는 진흥왕이 창건하고 검단선사가 중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선운사 돌담의 담장이덩굴의 잎도 가을색이 한창이다
선운사에서 도솔암 쪽으로 가는 길
구불구불 휘어져 있는 모양도 마음에 들었지만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더욱 좋았다
길가의 단풍나무 옆에서 붉은색에 취해 사진 한장 ^^
진흥왕이 왕위를 버린 후 수도를 한 곳이라는 '진흥굴'
단풍나무는 보통 15m까지 자란다고 하는데
선운사 단풍나무 중에 제일 커 보이는 이 단풍나무가 제일 아름다운 길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
선운사의 산내 암자인 도솔암(하도솔암)
본래는 상.하. 동.서.남.북에 여섯 도솔암이 있었으나 조선 후기에 들어와 상.하.북 세 도솔암만이 남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도솔암이라 불리는 암자가 하도솔암이며 하도솔암에서 365개의 계단을 올라가서 있는 도솔암 내원궁(內院宮)이
상도솔암으로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25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도솔암 옆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상 - 보물 제1200호
높이 13m. 너비 3m인 이 마애불에는 백제의 위덕왕이 검단선사에게 부탁해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고
암벽 꼭대기에 동불암(東佛庵)이라는 공중누각을 짓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는 이 마애불상의 상체는 낮은 부조로 양각되어 있고 하체는 선각의 흔적만 남아 있어 미완성인 듯하다
이 마애불은 전체 규모가 커서 거불(巨佛)을 새기려 했던 것으로 보이나 기술이 부족한 석공의 소작인 듯하며
상체의 군의 표현으로 보아 고려 말기나 조선 초기 불상을 모방한 마애불로 추정되고 있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에 아쉬움을 안고 선운사의 단풍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아 본다
선운사는 일반 여행객들에게 사찰 자체보다는 꽃무릇과 단풍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잠시 들려보니 보물 5점을 포함하여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역사 깊은 사찰이었습니다
다음에 선운사를 찾게되면 꽃무릇과 단풍이 아니더라도 선운사 경내를 자세히 돌아보고
상도솔암까지 올라가서 천년 고찰이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역사의 향기를 맡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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