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의 가을 색에 붉게 물들다
계절에 상관없이 산행을 즐기던 시절에도 이 즈음이 되면 붉은 단풍을 보려고 가을 산행을 떠났는데
단풍 시기에 맞추어 산에 오르면 얼마 되지 않아 멋진 장면이 펼쳐졌고 그 속에서 나는 행복감을 느끼곤 하였다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는 산길을 걸으면 바스락 소리에 취하기도 하면서 주위 풍경에 빠져 있었던 시간도 잠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발 끝에 차이는 돌뿌리를 피하면서 정상을 향해서만 열심히 올라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치에 취한 시간도 잠시였고 대부분의 시간을 정상 정복을 위해 허비한 가을 산행이었던 것이다
그 후 단풍 산행을 할 때는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중간까지만 올라 주위 풍경을 즐기리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산행을 중단하니 그마저도 쉽지 않았는데 이번 문수사 단풍나무 숲에서 그 바램을 이루었다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은 문수사 입구에서부터 문수산 중턱까지의 길 좌.우측 숲에 자생하고 있는
수령 100년에서부터 400년까지로 추정되는 단풍나무 500여 그루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을이 되면 주위 나무들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이 되어 있는 숲이었다
문수사 입구인 일주문에서 시작하는 단풍나무 숲
아직은 완전히 단풍이 들지는 않았지만 나무 끝 가지마다 선홍색 빛깔이 가득하다
가을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어 단풍잎은 더욱 붉은 색을 보여 주었기에
붉은 옷을 입고 산길을 걷는 여인이 자연의 일부분처럼 느껴졌다
붉은 단풍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가을산 속에는
물기를 머금고 있는 계곡의 바위들이 가지에서 떨어진 잎들을 품고 있었다
떨어진 잎이지만 가을비를 맞아 아직도 생명력이 있어 보이는 단풍잎들
단풍나무 숲에는 단풍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백.. 수천개의 감이 달려 있는 감나무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정원에 유실수를 심고 싶은 바램을 갖고 있기에 이 감나무가 나의 마음을 붙잡은 것이다
멀리 단풍나무 사이로 건물의 지붕이 보였고
가까이 다가가니 거대한 돌담 위에 문수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돌담 밑에 줄지어 서 있는 단풍나무들
경내로 올라가는 돌계단 - 멀리 입구인 불이문이 보인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1호인 문수사 '대웅전'
이 대웅전은 석가여래를 모신 문수사의 본전으로 문수사는 백제 의자왕 4년(644) 자장스님이 지은 사찰이다
대웅전의 지은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고종 13년(1876) 고창 현감 김성로의 시주로 묵암대사가 다시 지었다고 하며
앞 3칸 옆 3칸의 작은 건물이지만 지붕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 배치된 다포식 건물이다
다포식 건물이면서 지붕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을 올린 것이 특이하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2호인 문수사 '문수전'
이 문수전은 대웅전 바로 뒤에 있으며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을 모신 곳이다
신라 때 자장스님이 대웅전과 함께 지었다고 하나 그보다는 시기가 조금 앞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 내에 모신 석불은 자장스님이 문수사 윗쪽에 있는 자장굴에서 기도할 때 '어느 곳을 파 보아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 낸 것으로
문수전은 이 석불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문수전에 봉안되어 있는 이 석불은 일명 문수보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는 높이 167㎝. 머리높이 53㎝. 머리폭 27㎝. 신체폭 55㎝ 정도로 옷이나 머리 모양 등으로 승려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을 색이 짙어지고 있는 경내
아직은 나뭇가지의 일부분만 단풍이 들었지만
11월 초순이 되면 나무 전체가 붉은 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가을비 속에 아름다운 가을 색에 취해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아쉬움에 단풍나무 숲 속을 다시 한번 쳐다 보았다
산행을 할 때에.. 정상까지 올라가 짜릿한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만
가을 단풍 산행을 할 때에는 적당한 높이까지만 올라간 다음 주변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더구나 유명한 사찰이 있는 곳이라면 가족과 함께 단풍 여행하기에도 좋으니
올 가을에는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에서 화려한 가을 색에 붉게 물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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