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타고 별에 착륙한 느낌의 바하리야 사막
카이로 남서쪽에 위치한 바하리야 사막에서 머무는 일정을
끝없이 펄쳐지는 고운 모래언덕의 사막을 본다는 기대를 가지고 떠났다
또한 사막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면 하늘에 있는 별들이
눈속으로 빨려 들어 올 듯이 까깝게 보인다고 말한이가 있어
더욱 기대가 부풀어 오르며 원시의 하늘과 투명한 별을 보리란 설레임도 증폭되었다
길과 평행으로 난 외로운 철길 외에는 없는 텅빈 황야를 베두인 가이드와 함께 4륜구동 차량으로 바하리야 사막으로 간다
흑사막으로 이름지어진 곳인데 검은 모래밭 가운데 황색의 모래언덕이 나타난다
모래 한줌을 떠서 비벼보니 보드랍고 색감이 금분 같으며 감촉도 좋다
내가 보고 싶고 느끼고 싶었던 사막의 모래가 사르르 손에서 떨어지며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전해진다
어디에서 생겨나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부서지고 섞이면서 이리도 곱고 단단한 모래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안 가서 검고 딱딱한 바닥을 지나다 보니 볼캐닉 마운틴(Volcanic Mountain)이라 불리는 산들이 나온다
그 중 제일 높은 산 앞에 내려 자세히 보니 편편한 꼭대기 부분이 자수정처럼 다닥다닥 붙은 용암의 돌기들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아랍인이 터번으로 머리를 두른 형상으로 바닥은 잔 돌과 굵은 모래들이다
아마도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분출물들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깎이고 부딪치고 부서지면서 작은 돌이 되고 모래가 된 것이리라
주변이 검은 색의 돌과 모래 일색이라서 흑사막으로 불리우는 모양이다
산전체가 크리스탈로 이루어진 크리스탈 마운틴이 사막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석영의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햇빛을 받으면 보석처럼 빛나며 주변에서 크리스탈 원석도 찾아볼수 있다
크리스탈 마운틴에서 본 기암
황량한 사막을 가로지르다 보니 특이한 풍경이 나왔다... 마치 우주선을 타고 가다가 별에 착륙한 느낌이 든다
이곳을 백사막(White Desert)이라고 한다는데 사막이라기보다는 돌처럼 단단한 바닥에
그 위로 솟은 돌출부 사이사이로 모래가 쌓여 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돌들의 색깔이 흰색이라 이들이 깎이고 부서지면서 흰 모래가 되었으리라
얼음 덩어리같이 생긴 바위들과 눈처럼 흰 모래 때문에 이곳을 알래스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사방에 버섯처럼 생긴 흰 돌들이 돌출해 있는데.. 큰 것은 높이가 10m 이상인 것도 있고
작은 것은 2m 정도인 것들로 시야의 끝까지 같은 풍경이다
백사막에 찾아오기 시작한 일몰
주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여 갖가지 모양으로 된 바위들 사이 모래밭에 밤을 지낼 천막을 친다
베두인족이 지붕 없는 텐트에 기다란 상까지 마련해 놓고 저녁 준비에 한창이다
가져온 나무로 불을 지피고 물로 씻고 칼로 썰고 냄비에 끓이는가 하면 발이 달린 석쇠를 모래 위에 올려놓고 치킨 바비큐를 만든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가 음식냄새를 맡고 텐트 주위를 맴돌고 있어 가깝게 볼수 있었다
넓은 밤하늘에 별밭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생각으로 하나 둘 세기 시작한 별은 벌써 세지 못할 만큼 늘어났다
달이 사라지고 나니 하늘엔 가득 찬 별밖에 없었다. 별들이 눈속으로 빨려 들어 올것 같다는 말이 실감나며... 정말 별천지다
별과 내 눈 사이에는 차고 맑은 공기밖에 없으니 별들이 그렇게 맑고 투명하게 보일수 밖에.....
모닥불이 다타도록 그자리를 떠날수 없었다
사막에서 맞은 일츨
백사막의 아름다운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일행
혹은 인간처럼 혹은 동물처럼 갖가지 모양으로 된 하얀 바위들
사막지대에 한그루 남은 1000년을 살아남은 아카시아나무
흑사막이든 백사막이든 검고 흰 색깔을 빼면 사막을 이루는 모래는 대부분 어디선가 날아와서 쌓인 것으로 보인다
사막이 아닌 아스팔트 길에도 모래가 덮여 있는 것을 보면
모래는 거센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날리면서 모이고 흩어지게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흑사막과 백사막을 보고 나서.. 나는 어디선가 바람에 날려 온 모래들이
오랫동안 쌓여서 모래사막이 된다고 생각하게 된 지금 어쩌면 내 마음속에 있는 사막은
그렇게 가까이에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어렴풋한 예감이 마음 한 구석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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