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에 마음의 소리를 얹은 해인사 소리길
모든 자연이 일년 중 가장 신선한 색을 보여주고 있는 신록의 계절 5월에
명산 가야산을 뒤에 두고 예쁜 매화산을 앞에 품고 있는 천년 고찰 해인사를 시작점으로
한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홍류동 계곡에서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6.3km의 '해인사 소리길'을 걸었다
가을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 하여 불리는 홍류동의 계곡
천년의 고고한 세월을 담은 이 아름다운 계곡길이 '해인사 소리길'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쏟아지는 시냇물 소리에 마음의 소리를 얹어서 '소리길'이라고 하였는지
걷는 내내 들리는 물소리가 지나온 세월을 담고 있는 것처럼 어떤 데서는 거친 소리를 내었지만
때로는 마음을 다독여 주는 듯 나즈막한 소리를 내며 내곁에서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되풀이 하였다
숲속으로 더 들어가니 미끈하게 뻗은 소나무를 비롯하여 노각나무. 떡갈나무. 떼죽나무 등이
머리 속이 맑아지는 것 같은 싱싱하고 향긋한 나무 냄새를 뿜어내고 있었다
홍류동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계곡쪽으로 가는 길
'해인사 소리길'은 홍류동의 이 계곡에서부터 해인사까지의 길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들어서니
일상의 잡다한 생각들이 물과 함께 다 흘러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농산교 (籠山橋)
소리길의 계곡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다리와 나무 데크
그리고 사람들이 가다듬어 놓은 어귀를 몇 차례 넘나들다 보면 농산교와 농산정이 나온다
'농산'이라는 말은 '세속의 시비소리 막으려 흐르는 물로 산을 감싸네' 라는 최치원의 시구에서 유래되었다
농산교 아래로 힘차게 흐르는 푸른 계곡물과
큼직한 기암괴석 들이 지나는 사람들에게 내려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농산정
홍류동 계곡에서 풍치가 가장 빼어난 곳에 세워진 농산정은 통일신라 말
최치원 선생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곳곳에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다
농산정 부근의 작은 돌탑들
소원이 담겨 있는 돌탑들 옆에
산골짜기 바위틈에서 자란 야광나무가 고목이 되어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내고 있다
깨끗한 계곡물에 몸을 담고 있는 바위들이 투명한 물 때문에 마치 떠있는 것 같다
오랜시간 사람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수 없었던 곳이라
낙엽이 쌓이고 쌓여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카스테라 빵처럼 폭신폭신 하다
소나무. 노각나무. 떡깔나무. 때죽나무. 굴참나무 등
가늘기도하고 굵기도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는 소리길
숲 속으로 보이는 구부러진 길도 이 때는 아름답게 보인다
쓰러져 있는 거사목이 소리길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숲속 계곡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나무 데크
길상암에서 만나는 명진교
예리한 칼로 깍아지른듯한 절벽위에 길상암이라는 암자가 자리잡고 있다
길상암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나무 계단
길상암에서 바라본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은 이렇게 해인사로 향하는 호젓한 길이 마지막 구간이다
'해인사 소리길'은 걷는 내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우리에게 선사하였다
생명의 소리인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맑은 홍류동 계곡길을 걸고 있자니
자연의 소리에 내 마음의 소리를 얹은 것 같이 마음 속이 유쾌하였다
나의 마음과 동화되었던 자연의 소리가 있는 '해인사 소리길'을 다시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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