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스 신화의 배경이 된 호수를 가진 오흐리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이며 발칸 반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오흐리드 호.
이 호수 북동쪽 연안에 아름다운 휴양도시 '오흐리드'가 빗속에 반짝이며 자리잡고 있었다
현대식 건물이 있는 곳에서 좀 떨어진 우뚝 솟은 바위산 위에 위치한 구시가지는
비쟌틴 양식의 예쁜 교회 건물들이 중세의 주택들과 어울리며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처럼 넓고 맑은 호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이 그림같이 아름다워
유네스코에서 호수와 함께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바위를 뜻하는 흐리드(hrid)라는 말에서 이 도시의 이름이 유래되었듯이
바위산의 정상에는 약 10세기 말에서 11세기 초에 지어졌던 요새의 잔해가 남아 있고
어느 곳이건 땅을 파면 석회동굴이 나오는 특이한 지형이다
365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어 오흐리드를 '스라빅 예루살렘' 이라고 부르며
해변처럼 꾸며놓은 아름다운 호수가의 신시가지에서는 로마시대의 유적지를 비롯하여
고대의 교회와 로마시대 이전의 5개의 금제 마스크가 발견되었다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시가지에는 예쁜 카페들이 집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선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면서 얼마동안 밖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비가 조금 그친 듯하여 키릴의 동상이 서 있는 광장을 지나 구시가지로 향하였다
구시가지는 우뚝 솟은 험한 바위산 위에 있는데
돌로 포장된 좁은 골목길들에서 주민들의 지혜가 담긴 오흐리드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복원 중인 고대 로마 원형극장
성 소피아 교회
11세기초 불가리아 왕국시대에 지어진 성당으로 중세시대의 교회로는 마케도니아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오스만터키시대에는 모스크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하는데 모스크로 사용하기 위해 석회로 덧칠을 하여 가려 놓았던 프레스코화를
1951년부터 복원하기 시작해 현재 예수의 승천과 성모자 좌상 등의 벽화가 복원된 상태라고 한다
성 소피아 교회의 광장쪽 모습
성 소피아 교회의 옆면
바위산 언덕에서 내려다 본 구시가지
구시가지 언덕 위에서 보이는 호수가의 신시가지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의 오흐리드 시가지의 모습이 무척 평화롭게 보인다
성 판테레이몬 수도원
893년 세인트 클레멘트가 세운 이 수도원은 1950년대에 중세시대의 프레스코화가 발견되었다
비가 와서인지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크고 작은 보트와 빠알간 지붕의 집들만이 고즈넉한 느낌을 주며 반겨 준다
성 요한 카네오 교회
초기 로마네스크양식의 카네오 교회는 바다같은 호수를 바라보며 언덕위에 외로이 서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경을 갖고 있는 교회라고 부르고 싶다
성 요한 카네오 교회는
실현되지 못하는 사랑과 풀리지 않는 갈등을 가뭄의 땅 위에 아름답게 그린
제 51회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Before the Rain'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호수는 물 밑 20m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무척 맑다
꽃들이 예뻐 사진을 찍었더니 들어와서 보라며 손짓했던 뚱보 아저씨
화석으로 발견된 약 17kg되는 전설적인 '송어'가
이곳 오흐리드 호수에서 아직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화석어(fossil fish)라고 이름 붙혀졌지만
만일 상업적인 어업으로부터 이 송어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곧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3백만 년된 오흐리드 호수는 347㎢ 넓은 면적에 깊이가 286m나 되어
빙하기에도 얼어붙지 않았기 때문에 고대 어류들이 현재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오염이 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물 때문에
수 세기 동안 이 지역 주민들은 질병의 두려움 없이 호수의 물을 바로 마실 수 있었다
호수가의 아름다운 풍경
그러나 51마일 정도의 호수가에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인구는
이 호수와 식물과 동물들의 아름답고 특별한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어류들이 자랄 수 있는 호수의 갈대숲 역시
호텔과 수상 레포츠를 위해 파괴되고 있다고 하니 이 아름다운 경치도 사라질 것 같아 마음이 아파왔다
해변 같은 호수가
호수를 둘러 보는 동양인을 보고 반갑게 말을 걸어 주시던 할아버지는
한국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고 계셨고 시종 따뜻한 미소로 말을 하셔서 비에 젖은 내 몸을 따뜻하게 녹여 주셨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했다는 그리스 신화 '나르시스' 이야기의 배경이 된 오흐리드 호수.
중세의 건물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림같은 이곳을 떠나면서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내가 나를 사랑해야 되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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