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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의 선언

사파이어* 2010. 1. 15. 20:24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의 선언

 

1854년 북아메리카 서북부에 거주하던 두와미시족과 수쿠아미시족의

인디언 대추장인 '시애틀'은 그들이 대대로 살고있는 땅인 워싱턴주를 매수하겠다고 제의한

미합중국의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오늘날 '추장의 성언'으로 알려진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의 답신은 문명화 되고 현대화 된 사람들에게

커다란 수치와 함께 삶과 자연에 대한 뛰어난 교훈을 주고있다

( 현재의 미국 서북부의 도시 시애틀은 인디언 대추장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 

 

 

 

 

 

추 장 의 선 언


워싱톤의 대추장(대통령)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습니다
그 대추장은 또한 우정과 친선의 말들을 우리에게 보내왔습니다. 

이것은 매우 고마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 대가로서 우리의 우정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대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그 까닭은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백인들은 총을 가지고 와서 우리의 땅을 빼앗아 갈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대는 하늘을, 땅의 따사로움을 사고 팔 수가 있습니까? 

그러한 생각은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신선한 공기나 반짝이는 물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대는 그것들을 우리에게서 살 수 있겠습니까? 

이 땅의 구석구석은 우리 백성들에게는 신성합니다. 

저 빛나는 솔잎들이며 해변의 모래톱이며 어둠침침한 숲 속의 안개며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은 우리 백성들의 추억과 경험 속에서 모두 성스러운 것들입니다. 

나무줄기 속의 수액은 우리의 추억을 안고 흐릅니다. 

 

백인들은 그들이 죽어서 저 뭇 별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 때 그들이 태어난 땅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죽더라도 이 아름다운 땅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이 땅은 우리의 모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요 땅은 우리의 한 부분입니다. 

향기로운 꽃들은 우리의 자매며, 사슴과, 말과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바위산 꼭대기와 시내의 맑은 물, 조랑말의 체온, 이것들과 인간은 모두 한 가족에 속하는 것입니다.


  

 

 

대추장이 우리의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온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우리끼리 안락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그의 자식들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그대의 제의를 고려하겠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 땅은 우리에게 신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내와 강을 반짝이며 흐르는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의 피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그대들에게 판다면, 그대는 이 땅이 신성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호수의 맑은 물에 반사되는 모든 신비스러운 빛마다 우리 백성이 겪었던 일들과 

기억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의 자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흐르는 물소리는 우리 할아버지들의 목소리며, 강들은 우리의 형제요 우리의 목마름을 해갈해 줍니다. 강들은 우리의 배를 띄워주고 우리 자식들을 살찌웁니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판다면, 그대는 이 강들이 우리의 형제요 또한 그대들의 형제인 것을 기억하고 

그대의 자식들에게 가르쳐야 하며, 이제부터는 다른 형제들에게와 마찬가지로 강들에게도 호의를 베풀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전진해오는 백인들 앞에서 아침 햇살을 받은 산안개처럼 늘 물러나야 했지만, 

잿가루가 된 우리 조상들의 시신은 신성하며 그들이 묻힌 땅은 거룩한 곳입니다. 

그리고 이 언덕, 이 나무들, 지상의 이 한 부분은 우리를 위해 구별되이 주어진 것들입니다.

우리는 백인들이 우리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백인들에게는 땅의 어떤 한 부분이 나머지 부분과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밤중에 그 땅에 와서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가져가는 이방인이기 때문입니다. 

땅은 그들의 형제가 아니라 적입니다. 그들이 어떤 땅을 정복하면 그들은 곧 그곳으로 옮겨옵니다.

 

그들은 자기 아버지의 무덤을 내버려둔 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린아이들에게서 땅을 가로채고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조상들의 무덤과 어린아이의 타고난 권리들은 잊혀지고 맙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어머니인 대지와 자신들의 형제인 하늘을 마치 사고 빼앗을 수 있는 물건들인 것처럼 취급합니다. 

그들의 왕성한 식욕은 대지를 마구 먹어치운 다음에는 그것을 황무지로 만들어놓고 맙니다. 

그대들의 도시의 모습은 우리 인디언들의 눈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 우리가 야만인이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겠지요. 


 

 

 

 

백인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아무 데서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며 벌레들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 내가 야만인이어서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소음은 내 귀를 상하게 합니다. 

만일 사람이 쏙독새의 아름다운 울음소리나 밤의 연못가에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생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북미의 인디언들은 한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의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바람소리를 더 좋아합니다. 공기는 인디언들에게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짐승과 나무와 인간들이 똑같이 숨 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은 자기들이 들여 마시는 공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죽을병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들처럼 냄새를 맡지 못합니다.

 

 


 

내가 만일 그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면 나는 하나의 조건을 내놓겠습니다. 

즉 백인들은 이 땅에 사는 짐승들을 자신의 형제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짐승들이 없다면 인간은 무엇입니까? 

만일 모든 짐승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커다란 영혼의 고독 때문에 죽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짐승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대로 인간들에게도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이 언젠가는 발견하게 될 한 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즉 그대의 신과 우리의 신은 같은 신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대가 우리의 땅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대는 신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들의 신입니다. 그리고 신의 연민은 인디언이나 백인들에게 동등합니다. 

이 대지는 신에게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지를 해치는 것은 창조주에 대한 모독입니다. 백인들도 역시 소멸할 것입니다. 

아마 다른 종족들보다 더 먼저 소멸할지도 모릅니다. 

그대의 잠자리를 계속해서 오염시켜 나간다면 그대는 어느 날 밤 자신의 오물 속에서 질식하게 될 것입니다. 

들소들이 모두 살육 당하고 야생마들이 모두 길들여지며 성스러운 숲 속이 인간의 냄새로 꽉 찰 때, 

그리고 산열매가 무르익는 언덕들이 수다스러운 부인네들에 의해서 더럽혀질 때, 잡목 숲과 독수리는 어디서 찾겠습니까? 

그리고 날쌘 조랑말과 그것의 사냥이 끝장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바로 삶의 종말이요, 죽음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백인들이 꾸고 있는 꿈과 그들이 긴긴 겨울밤 자녀들에게 그려주는 희망과 그들의 마음속에 불태우고 있는 미래의 비전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이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야만인들입니다. 백인들의 꿈은 우리들에게는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동의한다면, 우리는 그대가 약속한 인디안 보류지(reservation)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짧은 생애를 마치게 될 것입니다. 

 

지상에서 마지막 인디언들이 사라지고 오직 광야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만이 남더라도 

이 해변들과 숲들은 여전히 우리 백성들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갓난아기가 어머니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고동소리를 사랑하듯이 이 땅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땅을 그대에게 팔기로 한다면 그대들은 우리가 그 땅을 사랑하듯 사랑하고 우리가 보살피듯 보살피며 

그 땅에 대한 기억을 지금의 모습대로 간직하십시오. 

그리고 그대의 모든 힘과 모든 능력과 모든 정성을 기울여 그대의 자녀들을 위해서 

그 땅을 보존하고 또 신이 우리를 사랑하듯 그 땅을 사랑하십시오

그대의 신도 우리의 신과 같은 신이라는 한 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신에게 있어서 대지는 소중한 것입니다. 백인들일지라도 공동의 운명으로부터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

 

 * 사진은 미국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에 있는 Indian Arts Museum에서 찍은것 입니다.